Saturday, August 26, 2017

Paris_2017 파리여행기 - 13 - 뤽상부르 공원, 생마르텡 운하

영화 여왕마고에서 다니엘 오뛰유가 연기했던 앙리4세는 공개적으로 서로 맞바람을 피우다가, 그의 와이프 였던 마고와 결국 이혼한다. 그리고, 그의 전 부인 장모, 마고의 엄마, 바르톨로뮤 학살의 명령자였던 카트린느와 같은 Medici 가문의 여자와 결혼을 한다.  두번째 장인될 사람이 투스카니 대공인데 엄청난 부자여서, 앙리4세를 전쟁 중에 금전적으로 도와주었고,  앙리4세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그의 딸인 Marie de' Medici와 결혼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고와의 사이에는 후계자가 없었지만, 두번째 부인 마리와는 루이13세를 낳아 부르봉 왕가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루이14세, 루이15세, 루이16세, 그리고 프랑스 혁명...
하지만 앙리4세가 Hotel de ville 앞 교통체증 중 암살당하고, 미망인 마리 드 메디치는 루이13세의 섭정이 된다. 플로렌스의 고향을 몹시도 그리워했는지, 플로렌스 식 르네상스 스타일의 화려한 궁전을 세우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이 뤽상부르 궁전이고, 그 앞 궁전 정원으로 조성된 공원이 뤽상부르 공원이다.
현재 이 건물은 프랑스 상원 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들어갈 수가 없다.



하지만, 이 궁전 앞 공원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평일'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도대체 일들은 언제 하는지.



이 분수대 연못도 마리가 궁전 세울 때 조성된 것이라고 한다. 각 나라 국기가 달린 모형배들을 아이들이 띄워서 놀고 있는데, 가만 보니 아이들이 가져온 것이 아니라 연못 바로 옆에서 대여 영업을 하는 곳이 있다.



화원 조성에 상당한 정성을 기울였다. 꽃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공원을 거니는 것 만으로도 즐거울 듯하다.

공원 전체에 성인과 예술가들의 동상을 세워 놓았다. 또 만나는 파리의 수호 성인 주느비에브

외젠 들라크로와. 루브르 야간 개장에서 이 사람의 그림들을 마지막으로 보면서 쫓겨났었는데, 여기서 또 만나게되는 인연이 있네.



Auguste Scheurer-Kestner 잘 모르는 사람이라 찾아보니 오늘 아침 팡테옹에서 만났던 강베타와 어제 윈스턴 처칠 에버뉴에서 만났던 클라망소와 친했던 19세기말 공화주의자 정치인이다. 공화주의 정부의 정의와 법체계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드레퓌스 사건 때 드레퓌스를 옹호하다가 부통령 선거에서 낙선하는 손해를 입는다. 66세의 이른 나이에 암으로 사망하는데, 그가 죽는 날 드레퓌스는 사면된다.

드디어 만났네, 이 궁전과 정원의 주인, 마리 드 메디치. 마고가 앙리 4세와 살았던 마레지구의 Hotel de Sens가 초라해보인다.

Watteau 란 화가. 19세기에만 유명했던 화가라고 한다. 저 부인은 그림 속에 나오는 여인인데 장미 3송이를 Watteau한테 바치고 있다.

Zadkin이란 사람의 작품으로 시인 Paul Éluard에 헌사된 조각. 초현실주의 시인에 걸맞는 초현실주의 조각상이다. 이 시인은 레지스탕스에 참여했던 공산주의자였다고 한다. 그의 공산주의는 너무 나가서 스탈린을 찬양하기까지 했다니.

또 시인이다. 랭보의 연인으로 유명했던 베를렌느(Paul Verlaine). 디카프리오가 랭보로 나왔던 영화 Total Eclipse를 통해서 친숙해졌던 대머리 시인. 1995년 영화여서 동성애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낮았던 때라, 영화를 보는 내도록 너무나 불편했었던 기억이 난다.


Stefan Zweig? 독특한 인상을 가지신 이분은 누굴까하고, 이 조각상 앞에서 구글에다가 ste까지만 쳤는데 바로 Stefan Zweig이 완성되어서 깜짝 놀랐다. 무서운 구글이다. 내가 이 사람을 궁금해할 줄 어떻게 알았냐고. 아마 사람들이 이 위치에서 많이 입력했던 이름이 Stefan Zweig이었나보다. 1920년과 1930년 사이에 가장 유명했던 오스트리아의 소설가라고 한다. 'Amok'이란 작품이 유명하다고, 히틀러와 나찌를 경멸했었고, 그들이 기세등등하던 1942년 유럽의 미래를 비관하여 자살한다.

보트 놀이 등 가족들을 위한 공원으로 신경을 쓴 듯하다. 아이들 말 태워주는 곳도 있다.

나무를 고딕 건축물 처럼 장엄하게 깍아 세워 놓았다.

의자들을 정말 많이 배치해놓았다.

뤽상부르 정원을 나오니 헝가리 문화원앞 벤치에 턱을 괴고 미소를 짓고있는 맨발의 아가씨가 눈길을 끈다. 아무런 설명이 없는데 단서는 발찌에 있다. 발찌에 헝가리 조각가 Andras Lapis의 이름이 있다. 이 조각상의 제목은 "Kalap Alap (under the hat)"

길가에 놓여져 있는 음수대다. 누구든 머리를 들이밀든, 컵으로 받든 물을 마시라고 물이 계속 흘러 내리는데, 이런 음수대 마저 예술스럽게 조각으로 장식해놓았다.

전철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맞닥뜨린 노틀담 보다 조금 작은 파리에서 2번째로 큰 생 쉴피스(Saint-Sulpice) 성당이다.

여기오면 이 카페를 꼭 가봐야 한다며 와이프가 나를 이끈다. 다리도 아프니 저기에서 맥주 한잔을 해야겠다. Le Deux Magots 란 곳이다.



1800년대에 들여온 이 두 중국식 목각인형(Magot) 때문에 카페 이름이 그렇게 지어졌다고 한다. 중국 관리인일 수도 있고, 마술사일 수도 있단다. 이 카페가 유명해진 것은 여기 손님들 때문이다. 샤르트르, 보봐르가 여기서 늘 언쟁을 벌였었고, 헤밍웨이, 피카소, 제임스조이스, 까뮈, 브레히트 등이 단골이었다고 한다. 미국에 프랑스 요리를 대중화시킨 Julia Child까지도.
그래서, 이 카페는 1933년부터 매년 Le Deux Magots 문학상을 선정해서 수상한다고.
영화 Inception에 나왔다고 하는데 기억은 잘 안나네

맥주잔 받침



위에 열거한 기라성 같은 문인, 철학자, 미술가들이 저 자리 어딘가에 모여서 떠들고 있었던 거다.

이제 생마르텡 운하로 향한다.
영화 아멜리에에서 여주인공이 자신이 좋아하는 물수제비를 하기 위해 찾는 곳이다. 그녀는 길가다가도 물수제비를 하기 좋은 돌을 발견하면 얼른 주워담는다.
프랑스 혁명 후 파리에 인구는 늘어나는데 물사정은 안좋다보니, 늘 콜레라나 장염 등의 유행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이에 나폴레옹은 100km 정도 북쪽에 떨어진 Ourcq 강으로부터 운하를 건설하여 물을 끌어와 식수 사정을 개선해보고자 한다. 그렇게 1802년에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1825년 완공된다. 식수 사정의 개선 뿐 아니라, 중요한 화물 수송 통로로 활용이 되었다고 한다. 1960이 되어 운하로서의 기능이 이제 의미없게 되자 매립될 뻔한 위기에 처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살아남아 파리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장소가 되었다.
10년에서 15년 물을 다 빼서 바닥 청소를 하는데, 파리 시민들에게는 어떤 신기한 것들이 발견될까라는 호기심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행사가 되었다고 한다.



마침 해질녁에 당도해서 점점 깊어지는 석양과 어우러지는 사진들을 건질 수 있었다.









운하를 즐기는 파리 시민들.
세느 강변 처럼 젊은이들이 운하 옆에 죽 걸터앉아 술들을 마시고 있다


근처에서 뭔가를 좀 먹기로 한다. 운하를 바라보면서 와인을 홀짝거리고 싶었는데 의외로 그런 뷰를 제공하는 식당은 찾기 힘들다. 역시 평점 시스템에 의존해서 골목 안쪽에 있는 평점이 좋은 식당을 골라서 찾아 들어갔다.
Les Enfants Perdus (The lost children), 동화의 이름인 것같다. 레스토랑 벽의 삽화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한데. 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를 묘사한 것 같지는 않다. 어떤 스토리인지 궁금하네. 저 내켜하지 않는 소년은 저 소녀에게 왜 어디로 끌려가는걸까? 구글로 찾아보니 Marcel Aymé 의 1931년 단편소설의 내용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참치 타르타르와 모듬 치즈를 시켜서 와인을 마시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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