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에서 하자없는 차를 받기를 기대하기는 힘든가보다. 내가 받은 차도 어김없이 작은 하자가 있었다. 처음 차를 인수하면서 찬찬히 살펴볼 때에는 찾지 못했는데, 운전해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바로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왼쪽 발을 두는 footrest 공간 왼쪽 벽을 덮는 플라스틱 커버가 벽과 떨어져 돌출되어있고, 그 플라스틱 커버의 돌출된 가장자리가 꽤 날카로워 Tava라는 샌들을 신은 나의 발등을 아프게 자극한다.
테슬라 사용자 그룹을 검색하니 나만 그런 고통을 받은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 게시판에 나와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서 열심히 설명을 한 사진을 올렸다.
부품 불량이다. 서비스 센터에 연락하고 약속을 잡아 LF Sill이란 부품을 교체하였다. 서비스 노트는 다음과 같다.
어쨋든 첫 서비스센터의 경험은 만족이다.
* 테슬라 캠핑
테슬라 모델S의 뒷트렁크에서부터 접힌 뒷 좌석 의자로 약 2m 길이, 1 ~ 1.5m 폭 공간이 생긴다. 여기에 매트리스와 침낭을 깔고, 이불을 덮어서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딱딱하고 추운 텐트 속 침낭에서 잠을 자면 아무래도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데, 테슬라 캠핑은 밤새도록 히터를 가동시킬 수 있으므로 따듯하고 푹신하게 잘 수가 있다.
아래는 Hearst 캐슬로 유명한 산시미온의 바닷가 캠핑장에서 한잠 푹자고 일어나서의 이부자리 세팅 모습.
사실 미국 전역의 캠핑장에는 캠핑카들을 위한 240V 50A 전원 시설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잠을 자면서 히터를 틀고 충전까지 할 수도 있다. 그런 캠핑 시설만을 이용하여 Supercharger가 없는 구석구석을 여행한 오너들도 꽤 있다. 이들 중의 한 친구의 여행기가 테슬라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데 테슬라 캠핑의 재미를 간접 경험 할만하다. 아래는 이 친구가 일주한 루트이다.
* 한국에서의 테슬라
테슬라는 미국 시장에서 더 이상 시장 확장은 무리라고 판단했는지, 중국과 유럽에 집중적인 노력을 쏟고 있다. 한국 진출에 대한 계획은 없어 보인다. 일본 홍콩에도 팔기 위해서 오른쪽 운전 차량을 곧 출시하는데, 한국 시장은 별 관심이 없나보다.
언론 상으로 드러난 한국에의 정식 수입은 3건이라고 한다. 2건은 현대 기아에서 연구 분석용으로 해부될 운명으로 수입되었고, 1건은 신세계 사장하고 있는 자동차 수집광 정용진이란 친구가 수집용으로 수입해갔다고 한다.
그래도 구글과 네이버에서 "테슬라"라고 검색어를 치면 제법 최근 기사까지 상세하게 국내에 소개가 되고는 있지만, 미국에서의 열광에 가까운 뜨거운 온도와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실제로 한국의 친구들에게 카톡으로 테슬라 샀다고 자랑을 해도, 알고 있는 친구들이 별로 없다.
현재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있으나 마나한 1500만원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과 일반 가정에 공급되는 약한 전력, 비싼 전기료, 아파트 단지 내에 충전이 가능한 주차 시설이 전무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한국에서 개인이 전기차를 소유하기는 요원해보인다. 하지만, 나름 렌트 사업은 제법 활발하다고 전해 듣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중심으로 무게 중심을 어느 정도 옮겨가려면 자가용으로 팔 수가 있어야 할 것이나, 한국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는 현대 기아가 테슬라와 같은 열정으로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가 크다. 충분히 해부를 해봤을 테슬라를 통해 어떤 의사 결정들을 내리고 있을 지 사뭇 궁금하다.
전세계 핸드폰 시장이 모토롤라, 노키아, 삼성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 애플의 혁신 제품 아이폰이 역사적이라할 만한 지각 변동을 초래하여 모토롤라와 노키아를 퇴출시켰다. 하지만, 삼성은 혁신적인 따라하기 신공으로 갤럭시를 성공시켜 아이폰도 제쳐버리고 명실상부 1인자가 되어버렸다. 3년 정도에 일어난 일이다. 테슬라의 혁신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이 얼마나 영향을 받을 지는 지금 아무도 모르지만, 여기 열광하는 사람들은 에너지 혁명까지 넘보고 있으니 그 지각 변동의 파괴력은 아이폰 경우와는 분명 차원이 다를 것이고, 삼성과 같은 카피캣 한 기업의 순발력 빠른 역량으로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일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아이폰과는 달리 10년을 두고 진행될 것이다.
개구리는 차가운 물에서 뜨거운 물로 급격하게 변하는 환경에서는 쉽게 위험을 감지하고 전력을 다해 탈출을 할 수 있지만, 천천히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위험을 감지하여 노력을 경주해야할 포인트를 놓쳐버려 삶겨지고 만다고 한다. 한국이 지금은 단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테슬라라는 차의 목표 시장에서 기분 나쁘게도 제외되었을 뿐일지 모르지만, 에너지와 관련한 지각 변동의 거대한 틀의 전환이 시작될 때에, 아무런 준비도 대책도 정책도 없이 심각하게 소외되어버리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해본다.
또 베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베끼는 것은 사실 중국이 더 잘한다.
http://news.xinhuanet.com/english/china/2014-04/15/c_133264336.htm
베이징 오토모티브 그룹 회장이라는 이 사람, 테슬라의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해 아주 자신 만만하다.
이들은 이런 차를 만들고 있다.
테슬라에서 현대 기아가 볼 수 있는 것은 밧데리와 전기모터가 전부일 것이다. 그 부분은 모터 기술력 확보 여부에 달려있겠지만 종내에는 비슷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테슬라의 혁신은 밧데리와 모터가 전부가 아니다. 소프트웨어, 생산 공정, 서비스 체계, Supercharger, 기가팩토리 등 미래를 꿈꾸게 하는 이런 열정적인 아이디어들에 필적할만한 혁신이 필요한 거다.
명령과 복종, 보여주기에 집착하는 한국 기업 문화에서 미래와 혁신에 대한 열정을 어떻게 찾아 낼 것인가.
아무도 찾지않는 블로그에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plyDelete이 블로그를 다쓰고 나서 바로 세월호 사건이 터져버리는 바람에,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방치해둔 상태였었는데, 관심보여주시니 정말 반갑네요.
매력적인 차네요.잘 읽었습니다.
ReplyDelete감사합니다.
Delete여기 블로그를 읽고 모델S의 매력에 빠져서 저도 주문해두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제 픽업할지 하루하루 정말 시간이 안 가네요. 저도 근처(Mountain View)에 사는데, 혹 기회가 되면 한번쯤 지나가다 뵐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ReplyDelete감사합니다.
Delete모델 D를 받으시겠네요. 부럽습니다. 비교시승 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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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ete고민하다가 AWD보다는 RWD가 좋아서 D는 패스했습니다. S85 블랙이고 옵션은 선생님과 같습니다.
Delete안녕하세요 이사님
ReplyDelete씨디에서 같이 근무했던 정용석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
어찌어찌 테슬라 관련 블로그 찾아 읽다 보니 제가 아는 분이셨군요
너무 반가워 글 남깁니다.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댓글에 이름이 드러나면서, 정체가 드러나게 되어있군요. ㅋ;
Delete반갑습니다.
작성한 지 무려 7개월이 지나서야 찾으시는 분들 반응이 눈에 띄네요.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정말 정독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저는 3년 리스프로그램이 구미가 당기네요. 리스가 끝날당시면 전기차 Range 나 여러 기술력이 지금보다 좋아질것이고 가격도 많이 내려갈듯 싶어서요. 혹시 구입을 하신 이유가 궁금해서 코맨트 남김니다 :)
ReplyDelete리스가 생겼네요. 제가 구입할 당시에는 리스가 없었습니다. 리스가 있었다 하더라도, 중고가에 대한 판단이 또한 불가능했기 때문에, 리스냐, 구입후 재판매냐 판단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Deletehttp://www.etnews.com/20141231000154
ReplyDelete전자 신문의 테슬라 한국 출시 기사를 보고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블로그인데 정말 대박이군요.테슬라 구입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읽어버렸습니다. (참고로 현재 시간은 1월 1일 새벽 4시반)
예전부터 테슬라에 관심이 있었지만 한국 출시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어 관심이 점점 희석되고 있는 찰라에 2015년 한국 출시 기사가 나와서 정말 흥분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기사가 근거를 가지고 쓴것인지 실제로 2015년에 출시를 할것인지 너무나 기대가 되네요.
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올 한해 정말 열심히 코딩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자세한 테스라 ModelS 구입기 감사히 잘 읽고 이만 잠을 보충하러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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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yDelete한국 커뮤니티인 클리앙의 자동차 소모임 굴러간당에서 보고 왔습니다. 길게 남겼던 댓글이 구글 로그인하는 과정에서 모두 날라갔네요. 평소 테슬라에 관심이 많았는데 흥미롭게 잘 봤습니다. 테슬라도 멋지지만 미국의 문화, 인프라도 정말 멋진 것 같습니다. 위 댓글을 보니 한국에서 직장생활 하시다가 미국으로 가신 것 같은데 나중에 시간되시면 미국 진출의 계기(블로그 글 중 여행과 관련있어 보이네요.), 방법, 적응기 증 미국 생활에 대한 내용을 공유 해 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를 비롯해 막연히 미국 생활을 꿈꾸는 직장인들이 많을텐데 선생님의 글을 읽고 좀 더 구체적으로 꿈 꿀 수 있게 되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ReplyDelete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구매 결심과 인수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꼼꼼하고 재밌게 쓰셔서 연달아 읽어보았습니다.
ReplyDelete특히 와이프분 설득을 위해 보내셨던 편지가 참 인상깊네요 ㅎㅎ
한국은 아직 먼 이야기일것 같아 아쉽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plyDelete테슬라 구매에 대한 관심이 있었는데 너무나도 자세한 설명과 분석, 후기까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plyDelete긴글 정말 유익하게 잘 보았습니다. 테슬라 정말 멋진 차 인것 같아요~ 즐거운 드라이빙 하시면서 종종 재미있는 글 남겨 주세요~~^^
ReplyDelete포럼에 링크되어서 들어왔는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ReplyDelete차를 사고 싶지만 다른 사치품에 눈이 돌아가서 ㅎㅎ;
조금 아쉬운점은 차가 기계라기 보단 전자제품이 되어간다는점이.. 조금 아쉽네요 ㅎ